이란 전쟁 여파로 중국 선물시장에서 투자 자금이 금속 대신 석유화학 부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초 구리, 니켈 등 비철금속 가격 급등을 주도했던 중국 투자 자금은 이란 분쟁에 따른 에너지 시장 혼란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석유화학 관련 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쇼허자산운용(Shuohe Asset Management)의 가오인 애널리스트는 "이란 사태의 영향이 에너지와 석유화학 부문에 더 명확하게 집중되고 있다"며 "현재 비철금속은 중국 자금에 가장 합리적인 투자처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쇼허자산운용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에너지 및 화학 선물 시장의 미결제약정 금액은 이달 들어 두 배 이상 증가해 약 1500억위안(약 31조6800억원)에 달했다. 이는 2021년 이후 최대 규모다.

반면 비철금속 시장의 미결제약정 금액은 지난 2월 말 약 1600억위안으로 정점을 찍은 뒤 현재 1200억위안 수준으로 감소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석유화학 산업은 원유부터 플라스틱·섬유의 원료가 되는 화학 전구체까지 다양한 상품 계약이 다롄, 정저우, 상하이 등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란 사태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원유를 공급 원료로 사용하는 석유화학 제품 가격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정저우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가격은 이달 들어 30% 이상 급등했으며, 거래량도 202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전제품 포장재 등에 쓰이는 폴리스티렌의 원료인 스티렌 역시 다롄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량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뒤 비슷한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중동 지역의 생산 차질과 운송 문제로 알루미늄 가격은 상하이 시장에서 이달 약 7% 상승했으나, 다른 석유화학 제품에 비하면 상승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차이나베이스 닝보 그룹의 해리 장 트레이더는 "현재 투자 자금이 화학 제품에 집중돼 있어 중국 내 알루미늄 가격이 해외 시장의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