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제조업의 생산비용이 최대 11.8%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19일 발표한 '미국-이란 충돌과 호르무즈 리스크: 공급망 시나리오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에너지 가격 급등이 중간재 가격을 통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호르무즈 봉쇄가 3개월 이상 이어지는 '구조적 공급 충격' 시나리오(원유 +129%, LNG +175%)에서 제조업 생산비가 11.8%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수일에서 3주간의 '단기 공급 충격' 시나리오에서도 제조업 생산비는 5.4%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석탄 및 석유제품(83.0%), 전력·가스(77.7%) 등 에너지 부문의 비용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화학제품(14.8%), 비금속광물제품(12.1%), 1차 금속제품(8.9%) 등 에너지 집약 산업이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사태는 에너지뿐 아니라 제조업 핵심 원자재 공급망에도 복합적인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 원유와 LNG 외에도 나프타, 무수암모니아, 헬륨 등 중동산 원자재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나프타는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이며, 헬륨은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특수가스다. 보고서는 카타르의 LNG 생산 차질이 헬륨 공급 불안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수암모니아 공급 차질은 비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산업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원 및 원자재 조달선 다변화와 공급망 조기경보 시스템 고도화를 주문했다. 또한 사태 종료 이후 중동 지역의 재건 사업과 산업 수요 회복에 대비해 수출 및 산업협력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