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체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에서는 뒤처지고 있지만, 아이폰 앱스토어를 통해 AI 앱 수수료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AI 관련 앱스토어 수수료로 10억달러(약 1조4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분석업체 앱매직은 애플이 2025년 한 해 동안 생성형 AI 앱에서 약 9억달러의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수익은 애플이 앱스토어 입점 앱에 부과하는 이른바 '애플세'에서 나온다. 애플은 통상 구독료의 첫해 30%, 이듬해부터 15%를 수수료로 받는다. 생성형 AI 앱 수수료 수입의 4분의 3은 오픈AI의 '챗GPT'에서 발생했으며, 일론 머스크의 xAI가 개발한 '그록'이 약 5%로 뒤를 이었다.
반면 애플의 자체 AI 기술 개발은 더딘 상황이다. 음성 비서 '시리'는 최신 AI 챗봇에 비해 성능이 크게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로 인해 지난해 AI 부문 총괄이던 존 지아난드레아가 사임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애플은 지난 1월 구글과 협력해 AI 모델 '제미나이'를 탑재한 새로운 버전의 시리를 올해 출시한다고 발표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애플은 경쟁사와 다른 AI 전략을 추구한다.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대신, 아이폰에 저장된 개인정보와 자체 설계 칩을 활용한 '온디바이스 AI'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를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전략이다.
한 투자 전문가는 애플의 이러한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찰스 라인하트 존슨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애플이 AI 제공업체들의 통행료 징수원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막대한 설비투자 부담 없이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쟁사와 달리 클라우드 사업이 없어 AI 데이터센터에 과잉 투자할 경우 초과된 자원을 판매할 곳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픈AI 등 경쟁사들은 애플의 생태계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픈AI는 조니 아이브 등 전 애플 최고 디자이너들이 공동 창업한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자체 기기 개발에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