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해병 신속대응부대를 중동에 파견, 이란의 섬을 점거하는 군사적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전·현직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미 국방부가 약 2200명 규모의 제31해병원정대(MEU)를 중동에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이 부대는 강습상륙함 USS 트리폴리호에 탑승해 일본에서 출발했으며, 일주일여 뒤 중동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파병은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 선박을 공격하며 사실상 해협을 봉쇄한 데 따른 조치다. 이로 인해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등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지자 미국이 군사적·정치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미국은 지난 3주간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의 미사일·드론 기지 등을 공습했으나, 이란의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했다. 이에 해병대 파견을 통해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해병대를 투입해 이란의 섬을 점거하는 것이다. 특히 이란 석유 수출의 90%를 차지하는 카르그섬을 장악해 해협 재개방을 위한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프랭크 맥켄지 전 미 중부사령관은 WSJ에 "카르그섬의 석유 인프라를 파괴하는 대신 점거해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며 "이는 세계 경제에 영구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해협 입구에 위치한 케슘섬 등 다른 전략적 요충지를 점거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곳에 미군이 주둔할 경우 이란의 고속정과 미사일 위협을 직접 차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존 밀러 전 미 해군 중부사령관은 "이란 본토가 아닌 주변 섬에 미군을 배치하는 것은 전술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WSJ은 이 방법이 '이란에 지상군을 파병하지 않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지키는 일종의 우회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