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검색하고 결제까지 실행하는 '에이전트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이 분야의 상용화를 주도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의 거대 기술기업들이 에이전트 AI 시스템 구축과 일상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두는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오픈클로'를 자사 검색 앱에 통합해 7억명 이상의 월간 활성 사용자에게 제공 중이다. 알리바바 역시 최근 기업 자동화를 목표로 하는 AI 플랫폼 '우쿵'을 출시하는 등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에이전트 AI는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수준에 머무는 기존 챗봇과 달리, 특정 과업을 부여받으면 스스로 디지털 시스템을 넘나들며 검색, 비교, 결정, 실행까지 대행한다. 챗봇이 항공편을 추천하는 데 그친다면, 에이전트 AI는 직접 비용을 결제하고 예약 확인서까지 보내주는 식이다.
중국이 에이전트 AI 개발에서 강점을 보이는 이유는 이 기술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때 가치가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구매 완료, 송금, 서비스 연계 등은 결제, 물류, 메시징, 전자상거래 앱 전반의 완벽한 통합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기능들은 이미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이 운영하는 위챗과 같은 '슈퍼앱' 안에 통합돼 있다. 위챗의 월간 활성 사용자는 약 14억명에 달한다.
이는 알리바바 같은 기업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준다. 에이전트 사용이 늘면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자사 마켓플레이스 활동도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FT는 에이전트 AI가 구독 모델을 넘어, 수행하는 작업이나 거래 건수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계량 노동' 형태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FT는 에이전트 AI가 과대광고와 달리 훨씬 취약하며, 오작동과 보안 결함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결제, 사용자 계정, 기업 시스템에 대한 접근 권한을 소프트웨어에 부여하는 것은 무단 결제나 데이터 유출과 같은 실제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 의료 등 특정 분야에서의 규제 준수 문제와 오류 발생 시 책임 소재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미국과 유럽은 AI 모델 개발사, 클라우드 제공업체, 앱, 결제 서비스 등이 여러 기업으로 분산돼 있어 에이전트 AI의 대규모 배포가 더 어렵다. 지금까지 AI 경쟁은 벤치마크 점수로 평가되는 모델 성능에 초점이 맞춰져 왔고, 이 분야는 미국이 여전히 앞서 있다. 그러나 AI가 실제 '행동'을 시작하면, 과업 수행 능력이 더 중요해지며 이 기준에서 중국이 이미 우위를 점하고 있을 수 있다고 FT는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