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자국 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철강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고 쿼터를 축소하는 강력한 조치를 발표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오는 7월부터 무관세 철강 수입 쿼터를 60% 줄이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로 내수가 급감하면서 연간 약 10억톤에 달하는 중국산 철강이 세계 시장에 과잉 공급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나왔다.

피터 카일 영국 기업부 장관은 "파괴적인 탈산업화의 시대를 끝내고 영국을 철강 생산 국가로 강화하고 유지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정부 산업 정책의 초석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영국의 철강 관세 정책은 지난 1년간 유사한 조치를 도입한 미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등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됐다.

영국 철강업계 로비 단체인 'UK스틸'은 이번 결정을 "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이라며 환영했다. 개러스 스테이스 UK스틸 사무총장은 "정부가 자유 무역 이데올로기 수호에서 벗어나 핵심 산업과 국가 안보를 방어하는 진정한 변화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반면 철강을 수입에 의존하는 제조업계에서는 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영국 상공회의소의 윌리엄 베인 무역정책 책임자는 "수입에 의존하는 제조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관세 및 쿼터 정책은 노동당 정부가 3년 전 약속한 25억 파운드 규모의 '철강 전략'의 일환이다. 이 전략에는 재활용 고철을 사용하는 친환경 방식인 전기로로의 전환 등 산업 재건 및 탈탄소화 목표가 포함된다.

한편 영국 정부는 1년 넘게 국유화된 브리티시 스틸의 처리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하루 120만 파운드 이상의 보조금을 받고 있으며, 기존 고로를 친환경 전기로로 대체할 경우 대규모 실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