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 확실시되지만, 이란 전쟁이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을 지속적으로 부추길 경우 금리 인상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CB는 오는 목요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로 유지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유가와 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을 전망이다.
수입 연료 의존도가 높은 유로존 21개국 전역에서 에너지 비용 상승이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릴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은 향후 1년간 인플레이션이 3% 이상으로 오르고, 이후 4년에 걸쳐 ECB 목표치인 2%로 서서히 복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로존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전쟁이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다만 분쟁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가 달라질 것이며, 현재로서는 가시성이 거의 없다고 인정했다.
이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와 동료들이 실제 조치보다는 신호를 보내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앱솔루트 스트래티지의 에브라힘 라바리 금리 전략 책임자는 "ECB가 조만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지만, 현시점에서는 경계심을 보이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메시지는 같은 날 통화정책을 발표하는 영란은행, 스웨덴 릭스방크, 스위스 국립은행에서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를 동결하고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ECB 정책 결정자들에게 이번 이란 전쟁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발생했던 에너지 주도 인플레이션 급등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당시 ECB는 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했다가 뒤늦게 급격한 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HSBC의 파비오 발보니 이코노미스트는 "2022년 에너지 위기 경험과 당시의 충격이 남긴 소비자들의 기대로 인해 에너지 압력이 지속될 경우 ECB가 더 빨리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CB 내 대표적인 매파 이사벨 슈나벨 이사 역시 이 사건이 남긴 '상처'를 경고했다.
ECB는 목요일에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분기별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분쟁이 조기 종식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경제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시나리오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즈 이코노미스트들은 브렌트유가 현재 수준인 배럴당 100달러 내외로 안정될 경우 ECB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