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체포 두 달 만에 국방장관을 교체하는 등 내각을 개편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2014년부터 재임해 온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장관을 해임하고, 자신의 측근으로 평가받는 구스타보 곤살레스 로페스를 후임으로 임명했다.

이번 경질은 지난 1월 미군 특수부대가 마두로 전 대통령을 체포한 굴욕적인 사건 이후 나온 조치다. 당시 작전으로 베네수엘라와 쿠바 경호원 수십 명이 사망했으나 미군 사상자는 없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파드리노 전 장관에게 "조국에 대한 충성과 수년간 조국 수호의 최전선에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FT는 파드리노 전 장관과 가까운 한 퇴역 장성을 인용해 그가 군보다 마두로 정권 유지를 우선시하는 부패 네트워크를 감독했다고 보도했다. 이 장성은 "군대의 사기는 수년간 파괴됐다"며 "파드리노는 베네수엘라 국민이 아닌 자신의 이익과 마두로에게 충성했다"고 말했다.

파드리노 전 장관은 12년간 재임하며 경제 붕괴와 대규모 탈출 사태 속에서 마두로 정권을 지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군에 시위 진압을 명령하고, 불법 채굴과 밀수에 군 간부들이 개입하는 것을 허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라카스 소재 싱크탱크 '평화연구소'의 라파엘 우스카테기 국장은 "국방장관 교체는 마두로 체포 이후 군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시도"라며 "군 역사상 가장 굴욕적인 장을 마감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국방장관 외에도 교통, 공공사업, 주택부 장관과 대통령 경호실장, 군 방첩사령관 등도 교체했다. 그는 최근 몇 주 동안 최소 12명의 마두로 시절 장관을 교체하며 정부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신임 곤살레스 로페스 장관은 인권 침해 전력으로 논란이 있는 인물이다. 그는 과거 정보기관을 이끌었으며, 2022년 유엔 진상조사단은 그를 반인도적 범죄 책임이 있는 지휘 계통의 일부로 지목했다.

현지 인권단체 '프로베아'는 성명을 통해 "그의 내각 합류는 다른 이름 아래 동일한 억압 기구가 계속됨을 의미한다"며 "억압을 지휘했던 자들이 권력을 유지하는 한 진정한 재건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