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예상치를 웃돈 물가 지표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인플레이션 경고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며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768포인트)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4%, 1.5% 내렸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2026년 한 차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을 지적하며 "관세 충격, 팬데믹에 이어 상당한 규모와 기간의 에너지 충격이 발생했다"며 "이런 종류의 일이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도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날 증시는 개장 초부터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압박을 받았다. 도매물가가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함을 시사했다. 앞서 발표된 연준의 선호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여전히 목표치를 상회했다.

알파코어 웰스 어드바이저리의 에릭 거스터 최고투자책임자는 "인플레이션이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높고 다시 상승 추세로 돌아설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은 급격히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2026년에 연준이 금리를 전혀 인하하지 않을 가능성을 약 48%로 반영했다. 이는 이란과의 분쟁 시작 전 4%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존스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연준의 상황을 '정책적 교착상태'(policy purgatory)라고 표현하며 "그들의 손이 묶여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단기 금리 전망에 민감한 2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연중 최고치 수준인 3.741%로 마감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4.256%로 올랐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스라엘이 세계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рс 가스전을 타격했으며,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카타르의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허브인 라스라판 산업도시에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