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환자와 가족 100여명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승인 지연에 항의하며 '장례식' 시위를 벌였다.

현지시간 18일 바이오 전문매체 피어스바이오테크에 따르면, 이들은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FDA 건물까지 관을 들고 행진하며 규제 지연으로 희귀질환 환자들이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주로 '뮤코다당증'(MPS) 환자 및 가족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MPS III(산필리포 증후군)과 뇌 투과 치료제가 없는 MPS I(후를러 증후군), MPS II(헌터 증후군) 등에 대한 조속한 치료제 승인을 요구했다.

전미MPS학회(National MPS Society) 등 시위를 주최한 단체들은 FDA와 의회를 향해 4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요구사항은 ▲치료제 없는 초희귀질환에 대한 즉각적인 규제 유연성 ▲MPS 질환에 대한 가속 승인 및 생체지표(바이오마커) 기반 평가 허용 ▲환자·가족의 규제 절차 참여 보장 ▲의회의 FDA 의사결정 감독 등이다.

이들은 FDA가 이념적으로 가속 승인 제도와 생체지표를 임상 평가지표로 사용하는 것에 반대해 신약 승인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2월 FDA는 리젠엑스바이오의 헌터 증후군 유전자 치료제 'RGX-121'에 대해 환자군 정의, 대조군 설정, 생체지표 활용 문제 등을 이유로 승인을 거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미 보건복지부(HHS) 대변인은 "FDA는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치료제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선 잘 통제된 임상시험의 강력한 데이터를 통해 임상적 이점이 명확히 입증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FDA는 무조건적인 승인을 거부함으로써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위에 참여한 헌터 증후군 환자의 어머니 킴 스티븐스는 "누구도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가지고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며 "FDA가 지체하는 매일이 아이들이 건강과 시간을 잃는 날"이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