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농구에서 선수들을 매수해 승부를 조작한 대규모 도박 조직이 적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연방 검찰은 최근 셰인 헤넨과 마베즈 페어리가 주도한 승부조작 조직을 기소했다. 이들은 최소 17개 대학 소속 선수 39명을 매수해 승부를 조작하고 수백만 달러의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름, 이미지, 초상권(NIL) 계약으로 큰돈을 벌지 못하는 비인기 대학 선수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선수들에게 접근해 돈을 주고 경기 내용에 영향을 미치도록 요구하는 방식이었다.
특히 이들은 경기 전체를 패배하도록 하는 대신, 전반전 점수 차만 조작하도록 지시해 선수들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준 것으로 드러났다. 도박 조직은 선수들에게 '전반전이 특정 점수 차 이상으로 뒤지게 하라'고 요구한 뒤, 해당 결과에 거액을 베팅해 돈을 땄다.
이번 사건은 미국프로농구(NBA)의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전 토론토 랩터스 소속 선수 존테이 포터와 관련된 승부조작 의혹을 조사하던 중, 동일한 조직이 대학농구에서도 활동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포터 사건은 한 도박꾼이 그의 개인 기록에 비정상적으로 큰 금액을 베팅하면서 스포츠 베팅업체에 의해 포착됐다. 연방 정부가 수사에 착수하면서 대학농구까지 수사가 확대됐다.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는 이번 사태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찰리 베이커 NCAA 회장은 성명을 통해 "선수 개인 기록에 대한 '프롭 베팅'을 금지해야 한다"고 각 주 규제 당국과 베팅 업체에 촉구했다.
프롭 베팅은 경기 승패와 무관하게 특정 선수의 득점, 리바운드 등 개인 기록에 돈을 거는 방식이다. NCAA는 이러한 베팅이 승부조작에 취약하다고 지적해왔다.
WSJ은 합법적인 스포츠 도박 시장의 확산이 이번 사태의 배경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팬듀얼, 드래프트킹스 등 온라인 베팅 앱이 보편화되면서 비인기 대학 경기까지 베팅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매체는 이번 사건으로 스포츠의 공정성에 대한 팬들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선수가 실수를 저지를 때마다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은 아닌가'하는 의심이 싹틀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