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중국 등이 레고 장난감을 활용한 인공지능(AI) 생성 콘텐츠를 선전전에 동원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국영 방송은 최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통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선전 영상을 유포했다. 이 영상에는 이란의 텔아비브 공습에 초정통파 유대인들이 도망치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지하 벙커로 피신하는 모습이 레고 형태로 묘사됐다.

이러한 '레고간다'(Lego-ganda)는 이란만의 현상이 아니다. WSJ는 중국이 코로나19 사태 당시 홍보에 레고를 사용했으며, 러시아는 몰도바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유사한 방식을 활용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슬픔의 큐브'라는 문구가 적힌 레고 로고 이미지가 신병 모집을 방해하려는 경고 메시지로 사용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레고의 보편성과 친숙함이 선전 효과를 높인다고 분석했다. 전쟁의 참혹한 이미지를 희석하고, 소셜미디어의 콘텐츠 필터링을 우회하는 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루카시 올레즈닉 독립 기술 컨설턴트는 "레고는 보편적으로 인식되는 문화적 신호"라며 "친숙한 미학이 정치적 메시지가 전달될 때 청중의 경계심을 낮춘다"고 설명했다.

대니얼 버틀러 워싱턴대 정치학과 교수도 "레고 스타일 이미지는 전쟁과 고통을 실제보다 더 친숙하고 공유하기 쉬우며 덜 노골적으로 보이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끔찍한 사건을 어린 시절과 놀이와 관련된 시각적 언어로 번역한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다른 전략을 사용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콜 오브 듀티'나 '그랜드 테프트 오토' 같은 1인칭 슈팅 게임(FPS)의 이미지를 선전물에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특정 연령대의 지지층을 겨냥한 방식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WSJ는 AI 기술 발전으로 이런 선전물 제작이 매우 쉬워졌다고 덧붙였다. 올레즈닉 컨설턴트는 "이제 트롤링(온라인상 도발)은 외교 정책의 표준 도구가 됐다"며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