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정부의 관세 환급 절차 마련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소송이 급증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일 이후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에 접수된 신규 관세 환급 소송은 약 1000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 1년간 제기된 전체 소송 3000여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번 소송 급증은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 2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을 이용해 부과한 관세가 위법이라고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법원은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에 환급 절차를 개시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행정부는 현 시스템으로는 환급금 재계산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웹 기반 포털을 새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정부의 새 환급 시스템이 모든 관세 납부 건을 포함할지, 정부가 법원의 권한 범위에 이의를 제기할지 등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법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소송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클 롤 변호사는 블룸버그에 "모든 것은 불확실성으로 귀결된다"며 "소송을 제기하면 (정부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도) 협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송에 참여한 기업에는 의류 브랜드 베르사체와 아디다스, 오토바이 제조사 두카티, 물류기업 DHL 익스프레스, 알래스카 항공 등 다수 대기업이 포함됐다.

DHL은 성명을 통해 "법원과 CBP가 좋은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고객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위법 판결을 받은 관세를 통해 징수한 세금은 약 1660억달러(약 23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새 시스템이 소규모 사업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로펌의 제시카 리프킨 변호사는 "소송 제기는 일종의 보험"이라며 "워낙 큰돈이 걸려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모든 경로를 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