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서 사용되는 어려운 법률 용어가 배심원들의 유죄 평결 가능성을 높이고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학술지 '응용커뮤니케이션리서치 저널'에 따르면 올리비아 불럭 플로리다대학교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1000명 이상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모의 배심원 실험에서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사기성 양도' 등 실제 재판 기록에 나오는 법률 용어가 포함된 증언을, 다른 그룹에는 '자금 유용'처럼 쉬운 단어로 번역된 증언을 제시했다.
실험 결과, 어려운 법률 용어를 접한 참가자 그룹에서 유죄 평결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법률 용어가 참가자들의 '인지 처리 유창성', 즉 새로운 정보를 쉽게 다루는 능력을 감소시켰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불확실성과 혼란 상태는 부정적인 감정을 외부 요인 탓으로 돌리게 만들어 유죄 평결을 증가시키는 경향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또한 법률 용어는 배심원 역할에 대한 자신감과 사법 절차 전반에 대한 신뢰도까지 하락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럭 교수는 "배심원들이 법률 언어를 이해하려 애쓸 때 유죄 판결을 더 자주 내린다"며 "공정성이 목표라면 재판 과정 전반에 걸쳐 쉬운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은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에 만족하지 못하며, 결국 시스템을 덜 신뢰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법정에서 전문 용어집을 제공하거나 전문가 증언을 쉬운 말로 요약해 제공하는 등의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