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호르무즈 해협 항로가 사실상 봉쇄되면서 선원 약 4만명의 발이 묶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미군과 이스라엘군이 이란 공습을 시작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거의 폐쇄됐고, 해협 양쪽에 있던 선박의 선원 약 4만명이 고립됐다. 이 중 절반인 2만명은 페르시아만에 갇힌 상태다.
고립된 선원 중에는 한국인 해양대학교 실습생 10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들은 현재 선박에 머무르고 있으며, 정부는 하루 4차례 연락하며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
선원들은 미사일 공격 위협과 전자전으로 인한 항해 시스템 마비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주에는 태국 국적 화물선 '마유리 나리'호가 미사일에 피격돼 선원 3명이 실종됐다. 전쟁 시작 이후 선박 공격으로 사망한 선원은 최소 2명으로 집계됐다.
이 지역에서는 위성항법장치(GPS) 신호 교란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선박들은 자신의 위치는 물론 다른 선박의 위치 파악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레이더나 전통적인 방식으로 항해하고 있다.
한 선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위험수당이 하루 100달러(약 14만4000원)에 불과하고, 하급 선원은 20~30달러(약 2만8800원~4만3200원)를 더 받을 뿐"이라며 보상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선박 내 생활 여건도 악화하고 있다. 일부 선박에서는 식량과 식수를 배급하기 시작했으며, 연료 부족을 겪는 곳도 있다. 이라크 연안에 발이 묶인 한 인도 선원은 "설탕과 쌀로 연명하고 있으며 식수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국제운수노동조합연맹(ITF) 등은 호르무즈 해협 일대를 '전쟁 유사 작전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선원들은 위험 지역 진입을 거부하고 하선할 권리가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제해운사용자위원회(IMEC)의 프란체스코 가르줄로 최고경영자(CEO)는 "송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교대할 선원 없이 기존 승무원을 집으로 보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5%를 차지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항로 봉쇄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연료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란은 일부 인도, 파키스탄 국적 선박에 한해서만 자국 연안 항로를 이용한 통과를 허용하고 있다. 이는 이란이 해협을 통제하며 선별적으로 통행을 허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