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메트오페라)가 심각한 재정난으로 신용등급이 '정크' 수준으로 강등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8일(현지시간) 메트오페라의 신용등급을 'B3'에서 'Caa1'으로 낮추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뚜렷한 구조적 적자와 기부금의 과도한 인출"을 등급 강등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데브라 로안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메트오페라가 2023 회계연도 이후 총 1억2000만달러(약 1728억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인출해 총 현금 및 투자 자산이 잠식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규모 기부나 라이선스 계약 같은 현금 유입이 없다면 "2026 회계연도에 상당한 예산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메트오페라의 미상환 부채는 2025년 중반 기준 1억7800만달러(약 2563억원)에 이른다. 기부금 잔액은 2억1200만달러(약 3053억원)로, 역사적 가치 이하로 고갈된 상태다. 메트오페라 측은 유산을 통한 상당한 기부금으로 이를 보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전역의 공연 예술계는 관객 감소와 티켓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페라 아메리카 조사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내 오페라 티켓 판매량은 21%, 티켓 수입은 22% 감소했다. 지난해 무디스는 카네기홀의 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수정한 바 있다.
메트오페라의 2024-25시즌 신규 티켓 구매자는 7만6000명으로 전 시즌 대비 11% 줄었다. 개별 티켓 구매자의 평균 연령은 44세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50세보다 낮아졌다.
메트오페라 대변인은 다가오는 시즌 공연 횟수가 194회로 링컨 센터 이전 60년 만에 가장 적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미국 내 다른 오페라단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라고 덧붙였다.
메트오페라 측은 "이번 시즌 유료 좌석 점유율이 지난 시즌 72%에서 75%로 오르며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박스오피스 실적을 예상한다"며 "올해 회계연도 예산을 균형 있게 맞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무디스는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 약정이 재융자 및 유동성 위험을 높인다고 평가했다. 로안 애널리스트는 "메트오페라의 세계적인 브랜드와 강력한 기부자 기반 등 긍정적 요인들이 있지만, 높은 유동성 및 신용 위험에 의해 상쇄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