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및 노년기 재정 상황 악화가 기억력 저하를 가속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컬럼비아대 메일맨 공중보건대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미국 역학 저널'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건강 및 은퇴 연구'에 참여한 50세 이상 성인 7676명의 10년간(2010~2020년)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재정적 불만이나 스트레스 같은 심리적 부담과 공과금 납부의 어려움, 저소득 등 물질적 어려움을 모두 포함하는 8개 항목의 지표를 개발해 재정 건전성을 측정했다.

분석 결과, 재정 건전성이 악화된 집단은 기억력 점수가 더 낮았고, 기억력 저하 속도도 더 빨랐다. 특히 재정 상황이 크게 나빠진 경우, 매년 약 5개월씩 더 늙는 것과 맞먹는 수준의 기억력 감퇴를 보였다.

이러한 연관성은 65세 이상 노년층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반면, 재정 상황이 개선된 경우에도 인지 기능이 뚜렷하게 좋아지지는 않았다.

연구의 선임 저자인 아디나 제키 알 하주리 컬럼비아대 교수는 "장기간의 재정적 압박이 정신적 여유를 압도하고 인지 기능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적 긴장이 만성 스트레스, 의료 및 영양 접근성 감소, 사회 활동 제약 등을 통해 인지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키 알 하주리 교수는 "노년기 소득 지원 및 재정 지원 정책이 인지 건강을 보호하고 치매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특히 고정 수입에 의존하고 재정 회복 기회가 제한적인 노년층이 재정 악화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중년 이후의 재정 상황 악화가 인지 노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