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가 전력망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배터리 내장형 하이브리드 냉난방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리어는 여러 미국 전력회사 및 전력연구소(EPRI)와 협력해 해당 시스템의 가정 내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에어컨을 '가정용 배터리'처럼 활용해 전력망 부하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시스템은 태양광 발전량이 최대인 낮 시간대에 잉여 전력을 배터리에 저장한다. 이후 냉방 수요가 여전히 높은 저녁 6~8시 사이에 저장된 전력을 사용해 에어컨을 가동하는 방식이다.
캐리어 에너지의 하칸 이을마즈 사장은 "통제 불가능했던 막대한 냉난방 부하를 인공지능(AI)으로 제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캐리어는 구글 클라우드의 AI 모델을 활용해 에너지 수요를 예측하고 배터리 충·방전을 최적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여러 소규모 에너지 저장 장치를 묶어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하는 '가상발전소'(VPP)의 일종이다. 미국에서는 2020년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가 VPP의 도매 전력 시장 참여를 허용한 이후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이을마즈 사장에 따르면 미국 전체 전력망 용량의 40%인 400기가와트(GW)가 냉난방용으로 비축된다. 미국 냉난방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캐리어만으로도 100GW의 수요를 관리할 수 있으며, 이는 2030년 미국 전체 데이터센터 예상 수요(80GW)를 넘어서는 규모다.
그는 캐리어의 솔루션이 기존의 가정용 전체 배터리 시스템보다 설치가 쉽고 비용이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벽에 부착하고 전기 설비를 변경해야 하는 가정용 배터리와 달리, 이 시스템은 냉난방 장치에 부착돼 별도의 공사가 필요 없다는 설명이다.
최근 인공지능(AI) 확산 등으로 미국 내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전력회사들은 VPP와 같은 해결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캐리어는 이미 직원 50명의 가구에서 현장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올해부터 미국 내 8개 전력회사와 함께 각각 수백 가구 규모의 시범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캐리어는 고객에게 배터리를 임대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시스템을 보급할 계획이다. 고객은 시간대별 요금제 등을 통해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