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관 수장이 이란과의 전쟁 명분인 '임박한 위협'에 대한 판단을 회피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엇박자를 노출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털시 개버드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란의 위협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개버드 국장은 이란이 '임박한 핵 위협'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임박한 위협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정보기관의 책임이 아니다"라며 "그것은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정당화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거리를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현재까지 이란과의 분쟁으로 미군 13명이 사망했다.

특히 개버드 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사전에 제출한 서면 증언과 다른 내용을 언급해 논란을 키웠다. 그는 서면 증언에서 지난해 6월 공습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말살됐다'고 밝혔으나, 구두 증언에서는 이란이 핵 기반 시설의 '심각한 피해'로부터 '회복을 시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가 증언이 다른 이유를 묻자 개버드 국장은 "증언이 길어져서 해당 부분을 건너뛰었다"고 해명했다.

이번 청문회는 조 켄트 국가대테러센터장이 전쟁에 항의하며 사임한 지 하루 만에 열렸다. 켄트 전 센터장은 사임하며 이란은 "미국에 임박한 위협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행정부 내 불협화음이 커지면서 개버드 국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버드 국장 해임 고려 여부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면서도 "그에게 물어볼 질문"이라고 답했다.

한편, 개버드 국장과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전쟁 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는지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의 보복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놀랐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