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자신의 회사를 자녀 명의 신탁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해당 신탁이 가상자산 발행사 테더로부터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루트닉 장관은 연방 윤리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지난 10월 금융 서비스 회사 '캔터 피츠제럴드'의 소유 지분을 자녀 4명을 위한 신탁에 매각했다.
같은 시기, 자녀 4명 모두가 수익자인 '다이너스티 트러스트 A' 신탁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뉴욕주에 10월 7일 제출된 신용 문서에 따르면 이 대출은 신탁이 보유한 '모든 자산'을 담보로 했다.
캔터 피츠제럴드와 테더는 긴밀한 사업 파트너 관계다. 캔터 피츠제럴드는 2021년부터 테더의 준비금을 관리하며 수수료를 벌어왔고, 2024년에는 테더에 6억달러(약 8640억원)를 투자해 지분 5%를 확보할 수 있는 전환사채를 취득했다.
이 거래를 두고 윤리 전문가들은 새로운 이해충돌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캐슬린 클라크 워싱턴대 법학 교수는 "이론상 이해충돌을 없애기 위한 거래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이해충돌을 만든다"고 비판했다.
클라크 교수는 "테더의 대출이 루트닉 장관과 그의 자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거래를 도왔다면, 이는 그의 가족이 테더에 또 다른 빚을 지는 셈"이라며 "루트닉 장관이 공익 대신 테더와 자녀를 위해 정부 권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캔터 피츠제럴드 측 대변인은 "이번 인수는 여러 출처를 통해 시장 금리와 시장 가격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며 루트닉 장관의 연방 윤리 협약을 준수했다고 반박했다. 미국 상무부 역시 "루트닉 장관은 모든 매각 및 기피 요건을 포함한 윤리 협약 조건을 완전히 준수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테더는 미국 규제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등 여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2021년에는 자사 준비금에 대해 허위 진술을 한 혐의로 약 60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으며, 2024년에는 미 법무부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한편 루트닉 장관은 행정부의 디지털 자산 시장 실무 그룹에 참여했으며, 이 그룹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과 발전을 장려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테더가 약 3분의 2를 점유하고 있다.
루트닉 장관은 지난 2025년 2월 캔터 피츠제럴드의 회장 및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아들인 브랜든 루트닉에게 넘겼다. 브랜든 루트닉은 최근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CEO와 '돈독한 우정'을 맺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