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인 머리 충격을 겪는 격투기 및 충돌 스포츠 선수들에게서 나타나는 만성 뇌 손상의 핵심 원인이 '새는 뇌 혈관 장벽'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따르면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과 퓨처뉴로 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반복적인 머리 부상이 뇌 혈관 장벽(BBB)의 기능을 손상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뇌 혈관 장벽은 뇌에 필수 영양소를 공급하고 독성 물질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은퇴한 럭비 선수와 권투 선수를 대상으로 고성능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은퇴 후 수년이 지난 뒤에도 이들의 뇌 혈관 장벽에서 '누수' 현상이 지속되는 것을 발견했다. 장벽 누수가 심한 선수일수록 기억력과 집행 기능 등 인지 능력 검사에서 현저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손상된 장벽을 통해 뇌로 스며든 염증성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독성 단백질(p-Tau) 축적 등 연쇄적인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매튜 캠벨 트리니티 칼리지 교수는 "머리 충격으로 인한 손상은 만성적이고 지속적인 과정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뇌 혈관 장벽에 초점을 맞춘 MRI 검사가 향후 뇌 질환 고위험군 선수를 조기에 발견하는 경고 시스템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손상된 장벽을 복구하는 약물을 통해 뇌 손상 진행을 늦추거나 막는 조기 개입 연구의 가능성도 열렸다.
콜린 도허티 트리니티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스포츠 관련 머리 외상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중요한 기로에 서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스포츠계가 단독으로 관리할 문제가 아닌, 정부가 나서야 할 중요한 공중 보건 문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