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턴병을 유발하는 돌연변이 단백질의 특정 조각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이 단백질 전체를 겨냥하는 기존 방식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쥐 실험 연구 결과를 1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했다.

헌팅턴병은 헌팅틴(huntingtin)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뇌세포에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환자는 통제 불가능한 움직임, 성격 변화, 치매 등의 증상을 겪다 발병 후 10~15년 내 사망에 이른다.

현재 가장 유망한 치료법은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를 이용해 비정상 단백질 생성을 막는 방식이다. ASO는 단백질 생성 과정의 중간 단계인 전령RNA(mRNA)에 결합해 세포가 완전한 단백질을 만들지 못하게 막는다.

연구팀은 쥐 실험에서 전체 헌팅틴 단백질 생성만 억제하는 치료법과, '헌팅틴 1a'로 불리는 짧은 단백질 조각까지 함께 억제하는 치료법의 효과를 비교했다. 이 헌팅틴 1a 조각은 신경세포에 독성을 띠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결과, 헌팅틴 1a 조각 생성을 막지 않은 치료는 거의 효과가 없었다. 반면 헌팅틴 1a까지 억제한 치료법은 질병의 특징인 단백질 응집체 형성을 거의 제거했으며, 헌팅턴병의 영향을 받는 유전자 중 약 55%의 발현을 정상 수준으로 되돌렸다.

논문 제1저자인 로버트 브래그 연구원은 "처리된 쥐의 세포를 현미경으로 봤을 때 단백질 응집체를 거의 찾을 수 없어 실수를 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연구 책임 저자인 제프리 캐럴 부교수는 "이 발견을 토대로 단백질의 특정 영역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설계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브래그 연구원 역시 "효과를 보려면 헌팅틴 1a를 낮추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