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000년 전 토기나 농업이 시작되기 이전에 이미 인류가 점토를 이용해 상징적인 장신구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이스라엘의 유적지에서 확인됐다.

이스라엘 히브리대 고고학 연구소 소속 로랑 다빈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18일(현지시간)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스라엘 내 4개 나투프 문화 유적지에서 약 1만5000년 전 만들어진 점토 구슬과 펜던트 142점을 발견했다.

이번 발견은 서남아시아에서 점토의 상징적 사용 시기를 수천 년 앞당기는 것이다. 나투프 문화는 인류 최초로 영구 정착 생활을 시작한 수렵채집인 공동체로, 이번 발견 이전까지 이 시기의 점토 장신구는 전 세계적으로 단 5점만 알려져 있었다.

발견된 장신구들은 원통, 원반, 타원형 등 다양한 형태로, 붉은 황토를 표면에 얇게 바르는 '엥고브' 기법으로 채색됐다. 이는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엥고브 기법 사용 사례다.

특히 장신구 표면에 남은 50개의 지문을 분석한 결과,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제작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구석기 시대 장신구 제작자를 직접 식별한 최초의 사례이자, 해당 시기에서 가장 큰 규모의 지문 채집 기록이다.

장신구 중 다수는 야생 보리, 렌틸콩 등 당시 나투프인들의 주식이었던 식물 모양을 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식물이 식량원일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의미의 원천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다빈 박사는 "이번 발견은 점토, 상징, 정착 생활의 출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완전히 바꾼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자인 레오레 그로스만 교수는 "신석기 시대의 뿌리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