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전쟁으로 미국 내 디젤 등 정제유 저장 시설 수요가 3배 이상 급증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저장 시설 중개업체 탱크타이거를 인용해 이란과의 전쟁 발발 이후 미국 내 정제유 저장 탱크 수요가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운송에 차질이 생기면서 유럽과 아시아의 가격이 급등하자, 미국산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 차질은 정제유 시장에 가장 큰 타격을 줬다. 항공유 가격 급등은 항공편 취소로 이어졌고, 디젤 가격 폭등은 식품부터 가구까지 모든 상품의 가격을 끌어올릴 위협이 되고 있다.

스티븐 바사미안 탱크타이거 최고운영책임자(COO)에 따르면, 이달 들어 탱크타이거 플랫폼의 주간 정제유 저장 입찰 물량은 지난 2월 대비 242% 증가한 130만배럴에 달했다.

이러한 수요 급증은 텍사스와 뉴저지의 수출 허브에 집중됐다. 바사미안 COO는 "이는 트레이더들이 호르무즈 해협의 혼란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하고 있다는 가장 명확한 실물 시장 신호"라고 분석했다.

중동 공급 물량 감소로 유럽과 아시아는 미국산 정제유 확보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미국 정유사들은 기존에 거의 사용하지 않던 멕시코만 연안에서 호주로 향하는 항로를 통해 아시아에 정제유를 운송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에 기반을 둔 독립 석유 트레이더인 쇼루흐 주흐리트디노프와 벡조드 주흐리트디노프 형제는 "중동의 흐름이 막히고 운임 비용이 상승하면서 미국산 물량이 세계 정제유 시장의 최종 공급원(marginal supply)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재고 상황도 빠듯하다. 미국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동부 해안의 정제유 재고는 2760만배럴로, 5년 평균치보다 18% 낮은 수준이다. 미국 전체 정제유 재고 역시 5년 평균보다 3% 적었다.

에너지 시장 전략가 알렉스 호즈는 미국 동부의 빠듯한 재고 상황이 유럽으로 갈 물량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아시아의 수출 수요 또한 미국산 정제유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