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세계적 에너지난에 대응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에 대한 제재를 완화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PDVSA가 미국 기업 및 국제 시장에 직접 석유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일반 허가를 발급했다. 다만 모든 판매 대금은 미국이 통제하는 계좌로 보내져야 한다.
미 재무부 대변인은 "이번 허가는 미국과 베네수엘라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며 "석유 공급을 늘려 세계 에너지 시장을 뒷받침하고 베네수엘라 에너지 부문에 대한 신규 투자를 장려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사회주의 정권 지도자가 마약 밀매 혐의로 체포된 이후 나온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의 후임인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의 친기업 개혁을 지지하며 베네수엘라 석유 부문 개방을 추진해왔다.
로드리게스 정부는 민간 기업의 유정 직접 운영을 허용하고 정부 세금 비중을 낮추는 내용의 새로운 탄화수소법에 서명했다. 또한 셸, 렙솔, 에니 등 주요 국제 에너지 기업들과도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의 노후화된 석유 부문을 되살리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에너지 기업들 역시 안보 및 금융 보장 없이는 단기적인 대규모 투자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허가에는 베네수엘라산 중질유 처리에 필요한 희석제를 포함한 물품, 서비스, 기술 제공이 포함됐다. 그러나 PDVSA의 채권 및 부채 관련 거래나 미국 내 정유 자회사 시트고(Citgo)의 지분 이전 가능성이 있는 거래는 허용되지 않는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는 하루 약 300만 배럴을 생산했으나, 부패와 경영난으로 2020년 생산량은 50만 배럴까지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셰브런의 생산량 증대에 힘입어 약 95만 배럴까지 회복했다.
한편 이란의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피격 이후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이날 배럴당 110달러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막대한 양의 중동 산유량이 묶이면서 베네수엘라가 그 차이를 메울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