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고(故) 세자르 차베스가 과거 여성과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차베스와 함께 전미농장노동자연합(UFW)을 공동 창립한 돌로레스 우에르타를 포함한 다수의 여성이 1960~70년대 차베스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노동 운동의 동지였던 우에르타의 폭로가 파장을 키우고 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진실을 폭로하는 것이 평생을 바친 농장 노동자 운동에 해가 될 것이라 믿어 60년간 비밀을 지켰다"고 밝혔다.
우에르타는 1960년대 차베스와 두 차례 성적인 만남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첫 만남은 그가 상사이자 존경하는 인물이었기에 압박감을 느꼈고, 두 번째는 내 의지에 반해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두 번의 만남 이후 임신해 다른 가정에 아이들을 입양 보냈다고 덧붙였다.
의혹이 제기되자 차베스가 공동 창립한 UFW는 성명을 내고 "매우 충격적인 의혹"이라며 올해 '세자르 차베스의 날' 기념행사에 불참하겠다고 발표했다. '세자르 차베스의 날'(3월 31일)은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유급 공휴일로 지정돼 있다.
차베스의 유산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세자르 차베스 재단' 역시 "큰 충격과 슬픔을 느낀다"며 피해자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차베스의 아들인 폴 차베스가 이 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차베스 가족도 성명을 통해 "의혹을 접하고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며 "성적 학대를 신고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차베스는 1993년 66세로 사망했으며, 비폭력 저항 운동으로 농장 노동자들의 권리를 쟁취한 히스패닉계 인권 운동의 전설적 인물이다. 그는 1965년 '델라노 포도 파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사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자유 훈장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