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000년 전 서남아시아에서 농업혁명의 기원을 엿볼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점토 장신구가 발견됐다.
18일(현지시간) 과학 전문매체 IFL사이언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가 이끄는 국제 고고학팀은 서남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점토 장신구 142점을 발견했다. 이 유물들은 약 1만5000년 전 수렵 채집 생활을 하던 나투프 문화의 유산이다.
나투프 문화는 농업이 시작되기 수천 년 전부터 영구적으로 정착 생활을 한 최초의 인류 문화 중 하나다. 이들은 현재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레바논 등이 포함된 레반트 지역에 거주했다.
연구팀은 142점의 장신구 중 19가지의 독특한 구슬 모양을 확인했다. 이 모양들은 야생 보리, 아인콘 밀, 렌틸콩, 완두콩 등 당시 나투프인들의 삶에 중심이 됐던 식물들을 본뜬 것이다. 이 작물들은 훗날 인류 문명을 지탱하게 될 주요 작물들이다.
프로젝트를 이끈 로랑 다빈 히브리대 박사는 "야생 식물을 집중적으로 채집하던 마을 생활 초기에 나타난 이 새로운 형태들은 식물이 초기 정착민들의 상징적 영역에서도 중요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견은 농업혁명이 환경 변화나 현실적 필요가 아닌, 인간의 정신적·인지적 변화에서 비롯됐다는 고고학자 자크 코뱅의 '상징 혁명' 이론을 뒷받침한다. 다빈 박사는 "정신적 변화가 신석기 시대 공동체가 스스로를 자연과 구별하고 통제할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장신구 표면에서는 붉은 황토를 바르는 '슬립'(engobe) 기법이 확인됐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사용 사례로 추정된다. 또한, 보존된 50여 개의 지문을 분석한 결과 어른뿐만 아니라 청소년과 어린이도 제작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나투프 문화가 세대 간에 사회적 가치와 문화를 전승한 방식을 엿볼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