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서 기업 분할을 통해 탄생한 전문 기업들의 주가가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도는 성과를 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분사 기업들로 구성된 지수는 S&P500 지수 상승률을 202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앞질렀다. 이는 분사 기업 주가가 2020년 이후 가장 긴 기간 동안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이러한 강세는 샌디스크, 큐니티 일렉트로닉스, GE 버노바 등 우량 기업들의 주가 급등에 힘입은 결과다.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단일 사업 구조를 가진 기업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심슨 대처 앤 바틀렛의 앨리슨 프레이스 파트너는 "오랫동안 복합기업들은 규모와 다각화가 주주 가치를 창출한다고 주장해왔다"며 "그러나 이른바 '복합기업 할인'이 다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은 집중화된 사업에 더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기업 분할은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를 떼어내는 방식과 연관됐지만,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분사된 기업의 주식 보유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추세다. 분사된 기업이 거대하고 다각화된 조직 내에 있을 때보다 경영진이 우선순위를 정하기 쉽다는 논리다.

실제로 여러 기업이 분할을 통해 핵심 자산의 가치를 재평가받으려 하고 있다. 지난 2월 매디슨 스퀘어 가든 스포츠는 뉴욕 닉스와 뉴욕 레인저스 사업부의 분리를 검토한다고 밝혔으며,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 그룹도 합병 후 트루스 소셜 등을 분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오펜하이머의 마이클 브루도 애널리스트는 "방산 및 항공우주 분야처럼 호황기에 있는 특정 분야에만 자산을 노출시키려는 기업들의 흐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특수소재 공급업체를 분사한 허니웰 인터내셔널의 주가는 이달 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튼 코퍼레이션도 2027년 초까지 모빌리티 그룹을 분사해 고성장 분야인 전기 및 항공우주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다만 기업 분할에 단점도 존재한다. 분할 후 규모가 작아진 기업은 주요 지수에서 제외될 위험이 있다. 2016년 알코아에서 분사한 아르코닉의 경우, 두 기업 모두 시가총액 감소로 S&P500 지수에 포함되지 못했다.

웬디 쑹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모기업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분사 기업에 부채를 떠넘기는 경우가 있다"며 "규모가 작아지면 모기업과 자회사 모두 시장 대표성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 분할 발표 속도는 둔화했다. 올해 S&P500 기업 중 분할을 발표한 곳은 2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곳에 비해 줄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기업 분할이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주식 가치를 극대화하는 유효한 전략이라고 평가한다.

트리배리에이트 리서치의 창립자 애덤 파커는 "경영진들은 내부에 숨겨진 저평가 자산이 더 높은 배수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방식으로 가치를 끌어낼 수 있다는 인식이 있어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도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