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윈셴에서 발견된 고대 인류 두개골의 정체와 연대를 둘러싼 학계의 논쟁이 새로운 연구 결과로 더욱 가열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과학 전문매체 IFL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 퍼듀대학교의 대릴 그레인저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우주선 핵종 연대측정법'을 통해 윈셴 유적지의 연대가 기존에 알려진 100만년보다 훨씬 오래된 약 180만년 전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이 결과가 맞는다면 해당 두개골은 데니소바인이 아닌 호모 에렉투스일 가능성이 커진다.

앞서 지난해 9월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크리스 스트링어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다른 결론을 내놓은 바 있다. 이들은 CT 스캔과 디지털 복원 기술로 두개골을 분석한 결과, 호모 에렉투스가 아닌 '초기 데니소바인'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인류의 계통 발생 시기를 수십만 년 앞당기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윈셴 두개골은 발견 초기부터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기존의 호모 에렉투스보다 두개골 용량이 이례적으로 크고, 호모 에렉투스의 특징인 시상융기(두개골 중앙의 뼈 돌출부)가 없기 때문이다. 스트링어 교수는 "윈셴 화석이 호모 에렉투스에 속한다는 진단적 특징은 무엇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스트링어 교수팀의 '데니소바인' 주장에 대해 다른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진화유전학자 애일윈 스칼리 박사는 B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전적이든 화석 증거든 연대 추정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발표된 그레인저 박사팀의 '180만년 전' 연대 측정 결과에 대해서도 반론이 제기된다. 스트링어 교수는 IFL사이언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분석에 사용된 샘플이 두개골 발견 지점에서 75m나 떨어져 있어 화석의 실제 연대를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약 1140㎖에 달하는 큰 뇌 용량이 180만년 전 화석에서 나타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그레인저 박사는 샘플 채취 지점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독특한 광물 퇴적물과 석기 등을 근거로 화석이 묻힌 지층과 동일한 층이라고 확신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최근 두개골이 발견된 곳에서 35m 떨어진 지점에서 변형이 덜한 세 번째 두개골이 발견돼 길고 긴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프랑스 국립자연사박물관의 아멜리에 비알레 박사는 이 두개골의 이마가 납작한 편이라며 호모 에렉투스에 가까울 수 있다는 잠정적인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