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금융 전문가에게 받은 자문을 인공지능(AI)으로 재검증할 경우, 전문가의 불쾌감을 유발하고 업무 의욕을 떨어뜨려 관계를 해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와 호주 모나시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최신 논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연구진은 금융 자문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고객이 다른 인간 전문가에게 2차 자문을 구했을 때 상담사들이 느낀 불쾌감은 7점 만점에 평균 2.26점이었으나, AI에 자문을 구한 경우에는 3.05점으로 더 높았다.

업무 동기 부여 수준 역시 AI에 자문한 고객에 대해서는 7점 만점에 4.39점으로, 다른 인간 전문가에게 자문한 고객(5.03점)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상담 전 AI로 사전 정보를 얻거나 상담 후 보충 정보를 수집하는 경우에도 동일했다. 또한 여행사 직원이나 영양사를 대상으로 한 유사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관찰됐다.

연구에 참여한 마우리시오 팔메이라 사우스플로리다대 교수는 "전문가들은 고객이 AI에 자문하는 것을 신뢰 부족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동 저자인 게리 스파소바 모나시대 교수는 "AI가 전문가의 가치와 자존감을 위협할 수 있다"며 "고객이 AI에 의존하면 전문가들은 자신의 인간적 기여 가치에 의문을 품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팔메이라 교수는 이로 인해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문가가 불쾌감을 느끼고 소극적으로 변하면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이는 고객이 AI에 더 의존하게 만들어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스파소바 교수는 고객을 위한 조언으로 "정보를 어디서 얻었는지 명시적으로 밝힐 필요는 없다"며 정보 출처를 밝히지 않으면 전문가가 다른 사람에게 자문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