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치료제 '퀴닌'이 식물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100년 넘은 수수께끼가 풀리면서 대량 생산의 길이 열렸다.

독일 막스플랑크 화학생태학 연구소 연구팀은 기나나무(Cinchona)가 퀴닌을 포함한 주요 알칼로이드를 생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새로운 효소들을 발견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퀴닌을 포함한 기나나무 알칼로이드의 연간 경제적 가치는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에 달한다. 현재는 열대 농장에서 재배된 기나나무 껍질에서 화합물을 추출·정제하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이번 발견으로 향후 추출 방식이 아닌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한 합성생물학적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연구팀은 기나나무의 잎, 줄기, 뿌리에 특수 표지된 전구체를 투입해 대사 경로를 추적했다. 이를 통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3가지 중간 생성물을 확인했다.

이후 유전자 및 단백질 데이터를 분석해 이 중간체들의 전환을 촉매하는 효소들을 찾아냈다. 특히 '말로닐-코리난테올'이라는 중간체를 '신코니움'으로 전환하는 전이효소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를 이끈 사라 오코너 막스플랑크 화학생태학 연구소 국장은 "자연은 최고의 화학자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며 "우리가 발견한 효소들은 의학적, 화학적으로 가치 있는 화합물의 생명공학적 생산을 포함한 광범위한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퀴닌은 350년 이상 말라리아 치료에 사용된 약물이다. 1908년 독일 예나의 프리드리히 실러 대학에서 처음으로 분자 구조가 규명되는 등 오랜 연구 역사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