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가 불필요한 마이크로RNA(microRNA)를 파괴할 때 '이중 인증'처럼 두 단계의 신호를 확인하는 정교한 시스템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화이트헤드 연구소와 독일 막스플랑크 생화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1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견은 유전자 조절 과정의 오류를 막는 세포의 정밀한 통제 방식을 설명한다.
마이크로RNA는 '아고넛' 단백질과 결합해 유전 정보를 담은 메신저RNA를 파괴함으로써 특정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과학계는 세포가 수많은 마이크로RNA 중 특정 종류만 골라 파괴하는 '표적 지향 마이크로RNA 분해'(TDMD) 경로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정확한 작동 원리는 불분명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 '이중 인증'과 유사한 분자 인식 시스템이 작동함을 규명했다. 특정 마이크로RNA를 파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
첫째, 아고넛 단백질이 파괴 대상인 특정 마이크로RNA를 운반해야 한다. 둘째, '트리거 RNA'로 불리는 또 다른 RNA 분자가 이 마이크로RNA에 특정 방식으로 결합해야 한다.
이 두 신호가 모두 존재할 때만 'ZSWIM8 E3 유비퀴틴 리가아제'라는 효소가 활성화된다. 이 효소는 아고넛-마이크로RNA 복합체에 유비퀴틴이라는 분자 꼬리표를 붙여 파괴하도록 유도한다.
연구팀은 저온전자현미경(cryo-EM) 기술을 통해 두 RNA가 결합할 때 아고넛 복합체의 구조가 변형되고, 이 변화를 ZSWIM8 효소가 감지하는 과정을 원자 수준에서 확인했다.
데이비드 바텔 화이트헤드 연구소 교수는 "세포 내 대부분의 아고넛 분자는 유용한 역할을 한다"며 "이러한 특이성이 없다면 세포는 필수적인 조절 기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일부 마이크로RNA의 수명이 유독 짧은 이유를 설명하는 동시에, RNA 분자가 단백질 분해를 조절하는 새로운 방식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팀은 다른 RNA 분자들이 유사한 분해 경로를 유발하는지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