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알고리즘을 활용해 상품 가격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기술 특허를 잇달아 취득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월마트는 지난 1월 전자상거래 부문의 가격 인하를 위한 '상품 가격 동적·자동 업데이트 시스템' 특허를 확보했다. 이어 지난주에는 머신러닝으로 수요를 예측하고 가격을 추천하는 기술 특허를 추가로 취득했다. 해당 특허는 구매 내역, 결제 수단뿐 아니라 여권이나 운전면허증 번호 같은 고객 ID까지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번 특허 취득은 미국 정치권에서 '동적 가격제'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이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동적 가격제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방식으로, 메릴랜드, 펜실베이니아 등 일부 주에서는 식료품과 소비재에 이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월마트 측은 해당 특허들이 동적 가격제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1월 특허는 가격 '인하'에 국한되며, 최근 특허는 기술이 아닌 담당팀의 의사결정을 돕는 도구라는 설명이다. 월마트 대변인은 "우리는 급등 가격 책정(surge pricing)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항공권이나 차량 공유 서비스에서는 일반적이지만, 소매업에서 동적 가격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다. 컨설팅 회사 알릭스파트너스의 맷 해머리 컨설턴트는 "고객에게 불리하게 가격을 조작한다는 의심을 사는 순간 신뢰를 잃을 수 있어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월마트는 창업주 샘 월튼의 '상시 저가(Everyday low prices)' 철학을 바탕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모건스탠리 연구에 따르면 월마트의 식료품 가격은 전통적인 식료품점보다 10~25%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월마트는 내년까지 미국 내 4600개 모든 매장에 전자식 가격 표시기(ESL)를 설치하고 있다. 이 기술 역시 가격을 원격으로 자주 변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규제 논의에 휩싸인 상태다. 월마트는 "가격 업데이트는 여전히 사람이 주도하며, 수요나 시간, 쇼핑객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