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남동부 켄트 지역에서 B형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이 유행해 최소 2명이 사망하고 보건 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켄트 지역에서 발생한 감염 확산에 대응해 긴급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번 유행은 켄트주 캔터베리시의 '클럽 케미스트리'라는 나이트클럽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확산한 균은 B형 수막구균(MenB)으로 확인됐다. 보건 당국은 켄트대학교 학생들과 이달 초 특정 기간에 해당 나이트클럽을 방문한 모든 사람에게 예방적 항생제를 처방하도록 의료진에 권고했다.

뇌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둘러싼 막이 감염되는 질환이다. 고열, 두통, 목 경직, 발작 등의 증상을 보이며, 유리컵으로 눌러도 사라지지 않는 발진이 나타날 수 있다. 폴 헌터 이스트앵글리아대 의학 교수는 "초기 증상은 매우 가벼울 수 있지만 몇 시간 안에 사망에 이를 정도로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막구균은 재채기, 기침, 키스 등 일상적인 활동으로 전파될 수 있다. 앤드루 리 셰필드대 공중보건학 교수는 "독감만큼 쉽게 퍼지지는 않으며 전염을 위해서는 상당히 길고 가까운 접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며칠 만에 환자가 급증한 이례적인 확산 속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앤드루 프레스턴 배스대 미생물병원성 교수는 "이렇게 규모가 크고 빠른 발병은 매우 이례적이며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자담배 기기 공유가 확산 원인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에 영국 보건안전청은 켄트 지역 대학생 최대 5000명을 대상으로 한 표적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향후 확대될 수 있다. 현재 영국에서는 GSK의 '벡세로'와 화이자의 백신 등이 B형 수막구균 예방에 사용되고 있다.

영국은 2015년부터 신생아를 대상으로 B형 수막구균 백신을 접종해왔다. 그러나 이번 유행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대학생들은 대부분 접종 대상이 아니어서 면역력이 없는 상태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병원에서 항생제, 산소, 수액 등을 투여받으며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