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제를 이용한 정신과 치료가 기존 항우울제보다 효과가 더 뛰어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JAMA 정신의학'(JAMA Psychiatry)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UCSF), 로스앤젤레스(UCLA),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참가자가 자신이 어떤 약을 복용하는지 아는 '오픈라벨' 방식으로 진행된 임상시험들을 비교 분석했다. 환각제 임상시험과 항우울제 임상시험 모두 참가자의 기대 효과가 동일하게 작용하도록 조건을 맞춘 것이다.

이는 환각제 임상시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다. 환각제는 특유의 강력한 주관적 효과 때문에 참가자들이 위약(플라세보)이 아닌 실제 약물을 투여받았는지 즉시 알게 돼 정확한 비교가 어려웠다.

분석 결과, 두 치료법의 우울증 점수 개선 효과는 거의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집단 모두 표준 우울증 척도에서 약 12점의 점수 감소를 보이며 상당한 개선 효과를 보였지만, 환각제의 우월성은 입증되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벌라주 시게티 UCSF 박사는 "환각제가 공개 임상시험 조건의 항우울제와 비교해도 훨씬 낫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며 "효과가 동일하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결과"라고 밝혔다.

최근 실로시빈(마법버섯 성분)이나 LSD 같은 환각제가 우울증, 중독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며 큰 기대를 모았다. 특히 기존 항우울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환각제 치료가 효과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임상시험에서 환각제가 더 효과적으로 보였던 것은 참가자들이 약물 투여 사실을 인지하면서 생긴 기대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시게티 박사는 "환각제는 여전히 가치 있는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면서도 "진정한 이점을 이해하려면 공정한 비교가 필요하며, 그렇게 했을 때 이점은 예상보다 훨씬 작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