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3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기술주와의 오랜 동조화 현상에서 벗어나 지정학적 헤지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52주 기준 나스닥 종합지수와의 상관관계는 -0.06으로 2018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상관관계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2월 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실제 전쟁이 시작된 2월 28일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15% 이상 상승한 반면, 나스닥 지수는 약 2% 하락하며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이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기술주와 연동된 위험 자산이 아닌 지정학적 헤지 수단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탈동조화는 비트코인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뒷받침하고 있다.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최근 2주간 4만331개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채굴된 비트코인 양의 약 9~10배에 달하는 규모다.
동시에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도 122억2000만달러(약 17조6000억원)가 넘는 자금이 순유입되며 수요를 견인했다.
중동 지역의 불안으로 인한 스테이블코인 수요 증가도 비트코인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USDC의 시가총액은 2월 초 약 700억달러에서 최근 795억7000만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주식 회사 호라이즌의 성장 책임자인 조 콘소르티는 "비트코인이 지정학적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거시 경제 모델은 비트코인 가격이 수개월 내 10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모든 분석가가 비트코인이 기술주와 구조적으로 분리됐다고 보지는 않는다. 비트멕스 공동창업자 아서 헤이즈는 최근 랠리가 '데드 캣 바운스'(일시적 반등)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긴축 재정 상황 속에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주식의 약세가 지속되면 비트코인 가격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은 광범위한 나스닥 지수보다 SaaS 주식과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시장 데이터도 신중론에 힘을 싣는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지수는 30일 기준으로 마이너스를 유지하며 미국 현물 수요 약세를 시사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비트코인이 7만6000달러 저항선에서 후퇴하면서 5만1000달러까지 급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