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은행 씨티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최고경영자(CEO)가 되기 위해 회사를 떠난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마크 메이슨(56) 씨티그룹 CFO가 사임한다고 보도했다. 그의 사임은 제인 프레이저 CEO가 이사회 의장직까지 겸임하며 리더십을 공고히 한 데 따른 결정으로 알려졌다.

프레이저 CEO의 권력 강화는 그가 당분간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됐다. 이에 따라 CEO 승진 경로가 막혔다고 판단한 메이슨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떠나기로 한 것이다.

메이슨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회사를 이끌고 성장을 주도할 기회를 찾고 있다"고 밝히며 CEO직에 대한 포부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하지만 금융업계에서는 그의 도전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회사의 CFO가 다른 회사의 CEO로 바로 옮기는 이른바 '더블 스위치'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경영진 전문 헤드헌팅 회사 크리스트/콜더 어소시에이츠의 피터 크리스트 회장은 "이사회는 후보자가 뛰어난 리더일지라도 CEO로서 검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CEO가 되려면 현재보다 작은 규모의 기업으로 눈을 낮춰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이슨은 2001년 씨티그룹에 합류해 약 25년간 근무한 베테랑이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부실자산을 처리하는 '배드뱅크'인 씨티 홀딩스를 이끌며 위기 극복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그는 60개 이상의 사업부를 매각 또는 폐쇄하고 약 8300억달러(약 1195조원)의 자산을 처분했다. 이 과정에서 약 6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기도 했다.

이후 2019년 CFO로 임명된 그는 최근 몇 년간 씨티그룹이 겪은 규제 문제 해결을 지휘했다. 2020년 씨티그룹은 직원의 실수로 약 9억달러(약 1조2960억원)를 채권자에게 잘못 송금하는 사고를 냈다.

이 사건으로 규제 당국은 씨티그룹에 4억달러(약 5760억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내부 통제 시스템 개선을 명령했다. 메이슨은 문제 해결을 위해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감독하며 회사의 재정비 작업을 이끌었다.

메이슨은 연말까지 수석 고문으로 남아 프레이저 CEO의 전략 자문을 도운 뒤 회사를 떠날 예정이다. 그의 후임으로는 곤살로 루체티가 새로운 CFO로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