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리플(XRP)이 규제 명확성 확보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더크립토베이직에 따르면 리플은 현재 1.46달러에 거래되며 연초 대비 20.2% 하락했다. 이는 지난 24시간 동안 2.63%, 한 달간 1.43% 하락한 수치다.

최근 리플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디지털 상품'으로 공식 분류되는 등 규제상 지위가 강화됐다. 또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로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옐로우는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이처럼 견조한 펀더멘털과 부진한 가격 사이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렉세이 본다레프 옐로우 애널리스트는 "개선되는 펀더멘털을 가진 성숙 자산이 가격 상승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금융 시장에서 이례적인 모순"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EC와의 소송 리스크 해소와 상품 분류는 리플에 규제 명확성을 부여했다. 여러 현물 ETF에는 현재까지 약 10억8000만달러(약 1조5552억원)의 자산이 유입됐다.

리플의 발행사 리플랩스는 최근 레일, 리플 프라임 등 주요 기업 인수를 통해 결제 중심 기업에서 종합 금융 인프라 제공사로 변모하고 있다. 7억5000만달러(약 1조8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이후 기업가치는 약 500억달러(약 72조원)로 평가된다.

하지만 거시경제 불안이 리플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글로벌 정세 불안, 고금리,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등이 투자자들을 위험자산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시장 자금은 점유율 약 59%를 차지하는 비트코인에 집중되고 있다.

리플 자체의 구조적 문제도 지적된다. 612억개가 넘는 많은 유통량은 가격 민감도를 낮추는 요인이다. 또한 이더리움 등과 비교해 탈중앙화금융(DeFi) 생태계가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스탠더드차타드의 제프리 켄드릭 애널리스트는 2026년 리플 목표가를 기존 8달러에서 2.8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벤 암스트롱은 연말 가격을 4.50달러로 예상했다.

본다레프 애널리스트는 "리플의 향방은 내부적인 발전보다 외부 조건에 더 크게 좌우될 것"이라며 "금리 인하, 지정학적 긴장 완화 등이 뒷받침되면 2.50~3.50달러 범위로 반등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1.00~1.60달러 박스권에 머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