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가상자산 업계가 미국 일리노이주 예비선거에서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으나,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며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AI와 가상자산 업계는 이번 주 치러진 일리노이주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슈퍼팩(Super PAC)을 통해 약 2000만달러(약 288억원)를 쏟아부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산업에 우호적인 규제 환경을 조성해 줄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나섰다.

이들 단체는 TV 광고와 선거 홍보물에서 자신들의 산업을 직접 언급하기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고 진보적 정책을 지지한다는 점을 내세우는 전략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러한 우회적인 전략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선거 개입은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가상자산 업계가 후원하는 슈퍼팩 '페어셰이크'(Fairshake)는 줄리아나 스트래튼 일리노이 부지사의 낙선 운동에 1000만달러(약 144억원) 이상을 썼다. 그러나 스트래튼은 딕 더빈 상원의원의 뒤를 이을 민주당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하원의원 예비선거에서도 결과는 엇갈렸다. 페어셰이크는 AI와 가상자산 규제 법안을 지지했던 라 숀 포드 주 하원의원을 반대하는 데 약 250만달러(약 36억원)를 투입했으나, 포드는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승리했다.

반면 페어셰이크가 80만달러(약 11억5200만원) 이상을 쓰며 반대한 로버트 피터스 주 하원의원은 낙선해 일부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이 선거구에서는 AI 업계가 후원하는 단체들끼리 충돌하는 양상도 나타났다.

AI 지지 단체인 '싱크 빅'(Think Big) 팩은 제시 잭슨 주니어 전 하원의원을 돕기 위해 100만달러(약 14억4000만원) 이상을 썼다. 하지만 또 다른 AI 관련 단체인 '일자리와 민주주의'(Jobs and Democracy) 팩은 잭슨 전 의원 반대 캠페인에 약 100만달러를 지출했다.

애덤 그린 '진보적 변화 캠페인 위원회' 공동 창립자는 "기업의 돈이 기업의 후원을 받는 후보를 용감한 진보주의자로 포장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브라이언 게인스 일리노이대 정치학 교수는 "대중은 이 기술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