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특정 사건의 결과를 예측해 베팅하는 '예측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내부자거래를 단속할 규제 시스템은 사실상 부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예측시장을 비롯해 농산물·주식 선물, 암호화폐 시장까지 감독하지만 내부자거래 단속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FTC의 단속 담당 인력은 2024년 160명에서 2025년 120명으로 줄었으며, 2026년에는 114명으로 추가 감축을 요청한 상태다.
이러한 규제 공백 속에서 예측시장 업계는 양극화하고 있다. 예측시장 거래소 '칼시'(Kalshi)는 자체적으로 200건의 조사를 진행하고 일부 계좌를 동결하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경쟁업체인 '폴리마켓'(Polymarket)은 역외에 기반을 두고 전쟁 관련 계약 등 CFTC 규정을 무시한 상품을 상장하며 세를 불리고 있다. 폴리마켓은 3월 첫째 주에만 거래액이 4억2540만달러(약 6126억원)에 달했다.
실제로 내부자거래로 의심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퇴진 직전 관련 베팅으로 한 투자자가 40만달러(약 5억76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설에 베팅해 50만달러(약 7억2000만원) 이상을 번 사례도 있었다. 이스라엘에서는 군사기밀을 이용해 폴리마켓에 베팅한 2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CFTC의 내부자거래 단속 의지와 역량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앤드루 버스타인 UCLA 로스쿨 교수는 "주식 시장과 달리 예측시장은 내부자거래를 감시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환경"이라며 "법 집행 강도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내부자거래는 시장 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보여주는 실시간 지도에 허위 정보가 올라와 폴리마켓 베팅 결과에 영향을 미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 이스라엘 기자는 폴리마켓 베팅과 관련된 자신의 보도를 바꾸라는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다.
이에 미 정치권에서도 규제 강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애덤 시프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은 특정 예측시장 활동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그는 마이클 셀릭 CFTC 위원장이 예측시장에 지나치게 우호적이라며 불신을 드러냈다.
신디 쉬파니 미시간대 로스 경영대학원 교수는 "특히 국가 안보와 관련된 정보 거래를 금지하는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정부 기밀을 이용한 거래조차 명백히 불법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