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거시 경제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매도되는 이유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이 아니라, 공매도에 유리한 시장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비인크립토는 블로핀 리서치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 시장이 무기한 선물 계약 위주로 형성돼 있어 위기 시 공매도가 구조적으로 더 쉽고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파생상품 시장은 만기가 없는 무기한 선물이 거래량과 미결제 약정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무기한 선물은 '펀딩비' 시스템을 통해 현물 가격에 연동되는데, 통상 비트코인 펀딩비는 90% 이상 양수(+)를 유지한다.
펀딩비가 양수라는 것은 롱(매수) 포지션 투자자가 숏(매도) 포지션 투자자에게 주기적으로 수수료를 지급한다는 의미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장기적인 가격 상승을 기대하며 롱 포지션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구조가 위기 상황에서는 오히려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부추긴다. 시장에 충격이 발생하면 투자자들은 즉각적인 위험 회피 수단을 찾게 된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연중무휴로 거래돼 유동성이 풍부한 유일한 거시 자산이다.
특히 평소 펀딩비가 양수인 덕에 숏 포지션은 비용이 저렴하거나 오히려 보조금을 받는 구조다. 반면 위기 시 롱 포지션을 추가하면 펀딩비가 급등해 보유 비용이 크게 증가한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위험 회피 수단으로 비트코인 공매도를 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디지털 금'이라는 비유의 역설도 이로써 설명된다고 지적했다. 금은 위기 시 투자자들이 매수하는 안전자산이지만, 비트코인은 다른 위험자산의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공매도하는 유동성 높은 헤지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분석이다.
블로핀 리서치는 이러한 시장 구조가 단기간에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 비트코인이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