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주에서 테슬라만 누려온 전기차 직접 판매 독점 체제가 12년 만에 깨지면서 리비안과 루시드도 소비자에게 직접 차량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18일(현지시간)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워싱턴주 의회는 전기차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직접 차량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상원 법안 6354호를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하원에서 84대 9, 상원에서 47대 2라는 초당적 지지 속에 가결돼 밥 퍼거슨 주지사의 서명을 앞두고 있다.
2014년부터 워싱턴주에서는 테슬라가 유일하게 기존 자동차 딜러망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차량을 판매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리비안과 루시드는 시애틀 지역에 전시장을 운영하면서도 실제 판매 계약은 할 수 없었다.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구매하거나 인근 오리건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수년간 주내 강력한 자동차 딜러 로비 단체의 반대로 관련 법안 확대 시도는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리비안이 딜러십 모델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주민투표 발의를 위해 460만달러(약 66억원)를 내걸며 강경 전략을 구사하자 상황이 바뀌었다. 결국 딜러 단체가 협상 테이블에 나오면서 타협안이 도출됐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제조사에만 직접 판매를 허용한다. 해당 조건은 ▲미국에 본사를 둘 것 ▲배터리 전기차만 생산할 것 ▲프랜차이즈 딜러십을 사용한 적이 없을 것 ▲워싱턴주에 서비스센터를 1곳 이상 운영할 것 ▲2026년 1월 1일 이전에 주에 등록된 차량이 300대 이상일 것이다.
현재 이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은 테슬라 외에 리비안과 루시드뿐이다. 이는 신생 전기차 스타트업이나 외국 제조업체의 진입을 사실상 차단하는 조항으로, 딜러 단체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기존 완성차 업체는 여전히 딜러망을 통해야 한다.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소속 마르코 리아스 주 상원의원은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반면 혼다 측 로비스트인 크레이그 올란은 "전기차 전용 브랜드에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주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퍼거슨 주지사가 오는 4월 4일까지 법안에 서명하면, 법안은 약 90일 후 발효된다. 이에 따라 리비안과 루시드는 이르면 올여름부터 워싱턴주 전시장에서 차량 판매를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