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SAP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기존 구독 기반 요금제를 폐지하고 사용량에 따라 과금하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전면 개편한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클라인 SAP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AI 기능 도입을 가속하기 위한 수백명 규모의 신규 조직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클라인 CEO는 향후 고객들이 SAP의 새로운 AI 도구를 채택함에 따라, 기존의 정기 소프트웨어 구독 방식에서 벗어나 AI 사용량에 기반해 요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생성형 AI 기술이 기존의 사용자당 과금 체계를 위협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그는 "AI가 수많은 과업을 자동화할 것이기 때문에 구독료 기반으로 계속 과금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라며 "이는 가격 책정과 상업화 방식의 큰 변화"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는 앤트로픽, 오픈AI와 같은 생성형 AI 기업들이 부상하며 전통적인 기업용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리는 가운데 나왔다. SAP의 시장 가치는 올해 들어 약 5분의 1이 감소했다.
SAP는 오는 7월부터 '전진 배치 엔지니어링' 팀을 신설해 운영한다. 이 팀은 고객사에 직접 파견되어 SAP 기술 기반의 맞춤형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클라인 CEO는 이번 AI로의 전환을 회사의 할당 및 보상, 고객과의 상호작용, 수익 창출 방식까지 바꾸는 '재창조'로 규정했다. 그는 최근 AI에 더 집중하기 위해 영업 부문 책임을 내려놓는 등 이사회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다만, 일부 고객들은 사용량 기반 모델의 비용 예측이 어렵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SAP는 컨설턴트를 투입해 고객사의 AI 통합을 도울 방침이다.
클라인 CEO는 경쟁사 대비 SAP의 강점으로 방대한 고객 데이터 접근성과 고객별 맞춤형 에이전트 개발 능력을 꼽았다. 그는 "결국 종단 간 변혁이 작동하도록 책임지는 것은 CEO"라며 직접 AI 제품 개발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