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 그룹이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25년간 근무한 내부 인사를 발탁하며 구리 중심의 성장 전략에 연속성을 부여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BHP는 브랜든 크레이그 미주 사업부문 사장을 차기 CEO로 공식 발표했다. 크레이그 신임 CEO는 이날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기적 성장을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크레이그 신임 CEO는 "최우선 과제는 유기적 성장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자체 프로젝트들이 매우 매력적이어서 인수합병(M&A)이 이와 경쟁하려면 매우 특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 동안 '규율'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사용하며 신중한 M&A 접근법을 시사했다.

이는 전임자인 마이크 헨리 CEO가 임기 말 추진했던 앵글로 아메리칸 인수 실패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당시 인수 시도는 BHP 내부에서도 구리 사업의 빠른 성장을 위해 M&A가 가장 실행 가능한 방법이라는 인식이 있음을 보여줬다.

광산업계는 에너지 전환과 인공지능(AI) 기술 붐으로 구리 등 핵심 광물 수요가 급증하며 M&A를 통한 대형화 압박을 받고 있다. BHP의 경쟁사인 리오 틴토 역시 글렌코어와의 합병을 두 차례 논의한 바 있다.

크레이그 신임 CEO는 25년 이상 BHP에 몸담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구리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2024년 3월부터 미주 사업부를 이끌며 세계 최대 구리 광산인 칠레 에스콘디다의 생산량 확대를 주도했다. 그 결과 지난해 하반기 6개월간 구리는 처음으로 그룹 전체 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투자회사 글로벌 X 매니지먼트의 마크 조컴 수석 전략가는 "그의 임명은 '구리 엔진의 수석 엔지니어를 운전석에 앉히는 것'과 같다"며 "그의 기술은 미래 성장 동력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차기 CEO의 당면 과제로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꼽힌다. BHP는 최근 장기 계약 문제로 중국 제철소들과 철광석 구매 중단 분쟁을 겪고 있다. 크레이그 신임 CEO는 오는 7월 1일 공식 취임 전 중국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피터 자산운용의 샘 콘래드 투자 매니저는 "철광석은 계속해서 현금 창출원 역할을 하겠지만, BHP는 구리에서 더 많은 성장을 원할 것"이라며 "구리는 BHP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