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세에 힘입어 글로벌 에너지 펀드로 자금이 몰리며 12년 만에 최대 규모의 자금 유입을 기록할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LSEG 리퍼 데이터를 인용해 이달 들어 현재까지 글로벌 주식형 에너지 펀드에 21억달러(약 3조240억원)가 순유입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4년 6월 기록한 12년 만의 최고치인 22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다.
유가 상승이 대부분의 산업 부문에 압박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몇 안 되는 수혜주로 꼽히는 에너지 주식으로 몰리고 있다.
실제로 고유가에 힘입어 전 세계 상위 25개 석유 기업의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 약 20% 증가해 5조3000억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MSCI 세계 에너지 지수는 약 29.5% 상승하며 1% 하락한 MSCI 세계 지수를 크게 웃돌았다.
트레이드스테이션 그룹의 데이비드 러셀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는 "에너지주 붐은 가치주 투자로 시작해 지정학적 리스크 거래로 진화했다"며 "주요 수혜자는 석유 시추 기업과 정제마진이 확대되는 정유사"라고 분석했다.
이달 들어 '엑스트래커스 MSCI 월드 에너지 UCITS ETF'와 'BGF 월드 에너지 펀드'에는 각각 3억1880만달러와 3억1580만달러가 유입되는 등 특정 펀드로의 자금 쏠림 현상도 나타났다.
다만 일부 분석가들은 투자자들이 유가 상승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에너지 주식을 활용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휴전이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 긴장 완화 신호가 나타나면 자금 흐름이 급격히 역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루믹스 어드바이저의 설립자인 그랜트 마이어는 "석유 생산을 중단하는 것은 전등 스위치를 끄는 것과 같지 않다"며 "분쟁이 해결된 후에도 공급망이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려 공급 부족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