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내놓은 획기적인 신제품이 고객이 아닌, 정작 제품을 팔아야 할 영업사원들의 심리적 장벽 때문에 시장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명문 경영대학원 ESMT 베를린 연구팀은 동료 심사를 거치는 학술지 '산업 마케팅 관리'(Industrial Marketing Management) 최신호에 이 같은 내용의 '획기적 혁신 판매'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는 관리자 및 영업 전문가 69명과의 심층 인터뷰와 미국·영국 산업 영업사원 약 4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많은 영업사원들이 획기적 신제품 판매를 주저하는 이유는 고객 앞에서 '체면을 손상'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획기적 신제품은 기술적으로 새롭고 익숙하지 않은 고객층을 겨냥하는 경우가 많아 기존 전문성을 넘어서는 지식을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영업사원들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고객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등 '상담 실패'를 겪을 것을 우려한다. 이러한 예상은 고객으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공포로 이어져 결국 전문가로서의 신뢰도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비앙카 슈미츠 ESMT 강사는 "단순히 지식이 부족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무능하게 보일 수 있다는 두려움에 관한 것으로, 이는 많은 영업 전문가에게 강력한 감정적 장벽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획기적 혁신 제품 판매 성공은 모든 기술적 세부사항을 숙달하는 것보다 호기심과 협업이 완벽주의를 대체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 체면 손상에 대한 두려움은 혁신 제품 판매 성과를 크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거나, 변화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고 불확실성에 대한 경험이 적은 영업사원일수록 두려움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올라프 플뢰트너 ESMT 교수는 "기업이 영업팀에 제품 기능만 교육한다면 획기적 혁신이 성공하리라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력한 상담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적응성과 변화 준비성을 장려하며, 영업사원의 역할을 단독 전문가에서 전문가와 협력하는 문제 해결사로 재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