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가 오는 24일 총선을 앞두고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가 공약으로 내건 '부유세' 도입 문제로 전국적인 평등 논쟁에 휩싸였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프레데릭센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이 제안한 부유세는 2500만 덴마크 크로네(약 55억6000만원)를 초과하는 자산에 0.5%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덴마크 전체 인구의 0.3% 수준인 약 2만명에게 해당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약 10억달러(약 1조44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해 학급 규모 축소 등 학교 개혁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 공약은 프레데릭센 총리가 중도우파와 연정을 구성하고 강경한 난민 정책을 도입하며 이탈한 좌파 유권자들을 다시 결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재계는 즉각 강력히 반발했다. 머스크 그룹 의장과 레고 최고경영자(CEO) 등은 부유세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가들을 해외로 내몰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르틴 토르보르 비스마 디네로 CEO는 로이터에 "덴마크가 더 가난해질 수 있다"며 "이는 부자보다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덴마크 내 부의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 부유세 도입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덴마크 통계청에 따르면 상위 1% 부유층이 차지하는 부의 비중은 2020년 26.4%에서 올해 29.8%까지 증가했다. 상위 10% 가구가 전체 가계 자산의 절반 이상을 보유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미국, 네덜란드에 이어 세 번째로 불평등한 국가로 나타났다.

부유세 지지 여론도 만만치 않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는 "빌 게이츠나 제프 베이조스에게 0.5% 세금을 부과한다고 그들이 일을 멈추겠는가"라며 공약을 지지했다. 유럽연합(EU) 조세 관측소는 부자들이 공정한 몫을 부담한다는 신뢰를 회복시켜 세금 정의를 실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덴마크보다 강력한 부유세를 시행 중인 노르웨이의 사례는 논쟁에 시사점을 던진다. 2022년과 2023년 수백 명의 부유층이 노르웨이를 떠났지만, 부유세 수입은 오히려 국가 총생산의 0.6%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부유세에 대한 덴마크 내 여론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덴마크 노동조합총연맹이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는 찬반이 양분됐으며, 다른 조사에서는 좌파 정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42%가 찬성하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