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사상 최대 규모의 비축유 방출에도 잡히지 않는 유가로 인해 금리 결정에 대한 깊은 딜레마에 빠졌다.

18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크립토폴리탄 등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에 대응해 32개 회원국과 함께 4억 배럴의 비상 비축유를 방출했다. 이는 기관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방출이었으나 유가 안정에는 실패했다.

실제로 IEA의 방출 발표가 있었던 지난 11일 이후 브렌트유는 10% 상승하며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 차질이라는 물리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비축유 방출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정학적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9일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임명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계속 압박 카드로 사용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혁명수비대 바시즈군 사령관을 사살하는 등 군사적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유가 충격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키우고 있다. 연준의 목표치(2%)를 웃도는 3.1%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유가 충격이 본격 반영되기 전 수치다.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은 이날부터 유류할증료를 105% 인상한다고 발표하며 비용 상승이 소비자에게 전가되기 시작했음을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7만5000달러(약 1억800만원)를 돌파했다. 시장이 연준이 유가 충격을 일시적으로 보고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완화적 시나리오를 선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터 업체 소소밸류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가상자산 시장에는 17억4000만달러(약 2조5056억원)가 순유입됐다.

시장의 관심은 이날 오후 공개될 연준의 점도표에 쏠린다. 연준이 올해 1회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할 경우, 유가 충격을 일시적으로 판단했다는 신호로 읽혀 비트코인이 8만달러(약 1억1520만원)를 향해 갈 수 있다. 반면 금리 인하 전망을 철회하면 인플레이션 통제 불능 우려로 자산 가격이 7만달러(약 1억80만원) 선까지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점도표 발표 이후 이어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 주목하고 있다. 파월 의장이 유가 충격을 '일시적'으로 규정할지, '구조적' 문제로 볼지에 따라 2분기 거시 경제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