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미술계에 대형 미술관과 상업 화랑을 벗어난 독립·실험적 성격의 대안 미술 공간이 잇따라 문을 열며 지형 변화를 이끌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홍콩 아트위크를 앞두고 '골드'(Gold), '매듭공간'(Knotting Space) 등 새로운 미술 공간들이 속속 개관하며 홍콩 미술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는 과거 소수의 비영리 단체만 존재했던 것에서 나아가 아트 바젤, M+ 미술관 등 대형 인프라가 갖춰진 이후 나타나는 새로운 흐름이다.
특히 홍콩섬 남부 공업지구 '웡척항'이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M+ 미술관 큐레이터 출신 토비아스 베르거가 아트위크 직전 문을 여는 '골드'가 대표적이다. 부동산 투자사 세라카이 그룹의 벤자민 차 대표와 함께 설립한 이 공간은 옛 보석상을 개조해 미술, 디자인, 음악을 아우르는 다학제적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FT는 팬데믹 기간 창고 임대료가 하락하면서 웡척항 지역에 실험적 공간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골드'와 같은 건물에 위치한 '커런트 플랜스'는 팬데믹 시기 사회적 현상을 다루는 전시로 주목받았으며, 최근에는 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국제 갤러리와 비영리 공간의 협업을 목표로 하는 큐레이터 플랫폼 '매듭공간', 공동체와 기억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 공간 '쳉란 코너' 등도 아트위크 기간에 맞춰 개관한다. 카우룽 지역의 '카우 디포 아티스트 빌리지'나 '투모로우 메이비' 같은 기존 비영리 공간들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골드'의 공동 설립자 벤자민 차는 "창의적 무결성을 지키면서 재정적으로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들고 싶다"며 10년 장기 임대 계약 사실을 밝혔다. 이는 상업성이 강한 홍콩에서 비평적 접근과 상업적 현실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는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