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으로 국제 유가가 40% 이상 급등하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유가 충격을 완화할 재정적 여력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던컨 피터스 남아공 재무부 사무총장은 전날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가 급등에 따른 휘발유와 경유 가격 상승의 연쇄 효과를 상쇄하려면 수천만 랜드의 막대한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피터스 총장은 "현재 우리 재정 여력으로는 그러한 자원을 사용할 수 없다"며 "구제책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매우 적은 금액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40% 이상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남아공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유류세를 리터당 1.50랜드 인하한 바 있다.
피터스 총장은 만약 지원책이 나오더라도 2022년과 유사하게 제한적이고 일시적인 형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유가 급등의 배경에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강화가 있다. 이란은 최근 해협 인근의 자국 연안에 새로운 항로를 만들어 사실상 '승인된 선박'만 통과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해리슨 프레타트 부국장은 "이란이 전통적인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은 공격하면서 우호적인 유조선에는 별도 통로를 열어주는 교통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분쟁 발발 이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여러 선박을 공격하며 사실상 항로를 봉쇄했다. 이로 인해 일부 선박은 페르시아만에 갇히고 다른 선박은 진입하지 못하면서 아시아 등지에 에너지 부족과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도와 튀르키예 등 일부 국가는 자국 선박의 안전 통과를 위해 이란과 직접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 공식적으로 폐쇄되진 않았지만, 통과는 이란과의 정치적 타협에 달려있는 시스템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란 연안에 근접한 새 항로는 서방의 제재로 인해 보험 처리가 어렵고 금융 지원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통과하는 선박의 수가 평소 통행량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